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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칼럼니스트/카페앳홈 칼럼

경제학적 관점에서 본 커피의 가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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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 국제경기 침체 여파와 커피가격 폭락으로 인해 커피 농사에 생계를 의존하던 1억명 이상의 농민들이 생활 터전에서 쫓겨나거나 다른 직업을 찾아야했다. 피해는 후진국일수록 심각했는데, 동티모르, 부룬디, 에티오피아, 르완다 등 커피 농업이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이상이 되는 나라들이 특히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이 시기에는 후진국에 대한 국제원조나 대기업의 투자도 줄거나 취소되기 때문에 최빈국에 가까운 나라의 커피재배 농민들은 궁핍한 생활이 지속될 수 밖에 없다.

전세계 커피생두 수출액은 2002년을 저점으로 2003년 부터 증가되기 시작한다.2000년대 초 커피위기 이후 커피가격은 생산지에서는 최악의 가격, 소비지에서는 최상의 가격 구조로 자리잡기 시작한다. 이 불합리한 가격 구조가 형성되게 된 이유는 경제학에서 흔히 말하는 "가치사슬(Value chain)" 때문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커피산업의 가치사슬 구조(재배-정제-수출-선적-분배-로스팅-포장-재분배-추출-음용) 과정을 거치면서 기업, 도/소매업자, 판매자의 이해가 가미되어 소비자 가격은 점점 더 상승하는 구조가 되는것이다.

소비자 커피가격이 높아지는 또 한가지 이유는 국제 곡물 시장의 거래 방식때문이다. 밀, 쌀, 콩, 옥수수, 커피콩 등의 농산물은 대부분 국제 거래시장에서 현물이 아닌 선물로 거래가 많이 이루어지는데 선물시장은 구매자와 판매자가 미리 가격을 정한 뒤 미래의 특정시점에 실제 거래가 이루어 지기때문에 헷지거래 등의 투기성 거래가 많이 발생해 커피가격이 급격히 치솟기도 하고 바닥을 치기도 한다. 한마디로 커피의 생산이나 판매와 전혀 관계없는 중개상들에 의해 커피원두 가격이 결정되고 소비자는 항상 비싼값을 지불하게되는 구조가 반복되는 것이다.

커피 한잔의 적정한 가격 또는 가치는 얼마인가? 많은 기업들이 원가 공개를 꺼리고 고가의 가격정책을 고수하기 때문에 소비자 항상 피해자의 입장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 내가 소비하는 커피한잔이 직접적으로 커피재배 농민에게 혜택이 되고 빈곤한 국가의 사회적 기반시설에 기여한다면 같은 값을 지불하더라도 아깝지 않을것이다. 소비자들의 현명한 소비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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