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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로스팅 교육

로스팅에 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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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의 가로수길.

작은 패션몰들이 모여 각자 개성있는 옷을 팔던 곳.

입소문 따라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상권이 형성되고,

지금은 패션몰 대신 대기업 프랜차이즈 들이 점령해 버린 곳.

 

가로수길 뒷골목에 몇년전에 생긴 자그마한 커피점.

아담한 커피점은 깔끔한 인테리어와 열풍식 로스터기를 이용한

로스팅으로 커피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곳이다.

 

가로수길을 지날때 마다 커피를 한잔씩 사 마셔보다

얼마전 로스팅 원두를 구입해 마셔 보았다. 

<깔끔한 갈색병 포장은 마음에 든다^^>

 

포장을 열고 원두를 보는 순간 실망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색상을 보니 커피는 Medium~High 중간 정도의 로스팅.

몬순 원두를 이정도로 볶았으면 맛은 보나마나 신맛 투성이일터...

게다가 커피콩은 로스팅 색상이 제각각.

"로스팅 하고 골라내는 작업(핸드픽)은 한건가?"

"다른곳 보다 원두가 비싼것은 임대료가 비싼 지역에 있으니까 그렇겠지"

"하지만 모든 원두를 열풍식 로스터기의 같은 셋팅 값으로 볶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들이 들었다.

<로스팅 단계는 Dark에 가깝다고 표시되어 있었다>

 

열풍식 로스터는 대류(convection) 현상을 이용한 가장 진화한 로스터기 이다.

자동화 시스템이 잘 되어있어 셋팅값만 세밀하게 잘 잡아 주면

커피 생두에서 다양하고 세밀한 맛을 뽑아낼 수 있다.

하지만 개별 생두의 특성을 무시한채 생두를 익히는데만 목적을 두고

로스팅을 한다면 모든 원두의 맛이 천편일률적으로 나올수 도 있다.

 

몬순생두는 몬수닝(Monsooning)이라는 특수한 숙성과정을 거쳐

생두의 색이 Green이 아닌 Brown에 가까운 생두이다.

원두내부 깊숙히 열을 잘 전달해 로스팅 하면 신맛은 약하지만

풍부한 바디감과 부드러운 향미가 특징인 고급 커피가 된다.

 

<100g/15,600원, 부가세 포함>

 

하지만 위 사진의 커피는 열전달이 덜 된듯한(아니면 일부러 열을 제한한)

로스팅 색상이 났다. 핸드드립으로 내려 보았으나 맛은 뻔했다.

아주 강한 신맛과 약한 바디감, 특징없는 향미.

 

원두를 사면서 직원에게 지나는 말로 원두가 왜이리 비싼지 물어 보았다.

"모든 원두를 독일에서 직접 수입해서 그래요" 라고 한다.

생산지-->독일-->한국의 경로로 모든 생두를 수입한다는 말인가?

그럼 외화낭비 투성인 원두를 내가 샀다는 말인데...쩝...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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