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의 전파

커피는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된 이후 1500년 경 지금의 예멘 지역으로 옮겨져 경작되기 시작하였다. 커피는 이슬람제국에 의해 철저하게 통제되고 독점되어 오다가 1600년경 성지 순례를 갔던 인도 출신의 이슬람 승려가 몰래 커피 씨앗을 반출해 인도에서 재배되기 시작하였다. 1616년에는 네델란드 상인들이 모카(Mocha)지방에서 커피 묘목을 가져와서 그들의 식민지인 자바(Java)섬에 옮겨심어 재배가 이루어 졌다.

커피는 발견된 직후 종교의식이나 약용으로 활용되어 오다가 이슬람 제국을 따라 음료로 전파되었다. 이슬람 제국은 전통적으로 술을 금했기 때문에 술 대신 커피가 대체 음료로 각광을 받았으며 커피는 이슬람인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음료로 자리 잡았다. 수요가 늘면서 더 많은 공급이 필요하게 되었고 기후와 토양이 맞는 지역으로 커피가 옮겨 심어지면서 커피가 전세계적으로 전파되기 시작했다.

1. Turkey

이집트의 카이로에서 이라크의 바그다드를 거쳐 메카에 이르는 광활한 영토를 소유했던 오스만투루크 제국은 세림 1세(1512~1520)때 이르러 커피가 생활의 일부로 자리잡는다. 1517년~1519년에 세림 1세가 이집트를 정복하고 돌아오면서 커피가 콘스탄티노플(지금의 이스탄불)에 소개되었고, 30여년 후인 1554년 최초의 커피하우스가 이스탄불에 문을 열게 된다. 15세기 중엽부터 커피는 수도승이나 성지순례자들에 의해 소개되기도 했으나 본격적인 커피시대가 열린것은 이로부터 100년이 지나서였다.

이전까지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던 커피는 '카흐베(Kahve)'라는 명칭으로 통일 되었으며, 카흐베를 마시는 장소인 커피하우스는 '카흐베하네(Kahvehane)'라 불렸다. 커피하우스는 차츰 지식인들의 토론의 공간으로 자리잡았으며 이를 두려워한 통치자에 의해 한때 커피금지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오스만투르크 제국 시절의 이스탄불은 세계적인 도시로 각국의 정치, 경제인들이 대거 몰려 들었다. 이스탄불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한번쯤 카흐베하네에 들러 아라비아의 이국적인 정취와 함께 독특한 맛과 향을 지닌 커피를 즐기곤 했다. 이들이 본국으로 돌아가 커피 메신저의 역할을 했음은 자명한 일이다.

2. India

인도의 커피역사는 1600년경 이슬람 승려인 바바부단(Baba Budan)이 성지인 메카에서 몰래 가져온 아라비카종 커피씨앗 7개를 카르나타카, 직마갈루의 산에 심은것이 시초가 되었다. 따라서 지금도 대부분의 커피는 카르나타카주, 타밀나두주, 케랄라주에서 생산된다.

인도의 아라비카 커피는 ‘자연건조’와 ‘수세’의 2가지 방식으로 가공된다. 특히 수세과정을 거친 아라비카 커피는 부드럽고 달콤한 바디감을 가지고 있으며 그 가운데 몬순커피(Monsooned Coffee)가 유명하다. 로부스타종은 인도네시아로 부터 전해졌는데 근래에는 전체생산량의 절반정도를 차지할 만큼 재배지가 늘어났다. 그 중 60% 이상은 유럽으로 수출 된다. 

매년 20만톤 이상을 외국으로 수출하는 커피생산 대국임에도 불구하고 인도에는 아직까지 커피하우스가 많지 않다. 2012년 8월 스타벅스가 처음으로 인도 델리와 뭄바이에 1호점을 개점할 정도로 커피소비는 아직 대중적이지 않다. 아삼과 다르질링 등 고산 지역에서 재배되는 홍차로 만든 짜이(Milk tea)가 빈민층부터 고위층까지 즐기는 인도인들의 대표적인 대중 음료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3. Italy

1616년 베니스의 상인들에 의해 베네치아에 커피가 처음 소개 되었다. 이슬람에서 온 이교도의 음료라고 금기시 되된 커피는 로마 교황 클레멘트 8세가 세례를 준 이후로 기독교의 음료로 변신해 급속히 전파된다. 1645년 베네치아에 유럽 최초의 커피하우스가 문을 열었으며, 1600년말에는 베네치아에 많은 커피하우스가 성업을 하였다. 이 중 1720년에 개점한 플로리안(Florian) 카페는 지금도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17세기에는 주로 터키식 커피(이브릭, 체즈베에 달여서 제공된 커피)를 즐겼으며, 1901년 밀라노 사람인 루이지 베제라(Luigi Bezzera)에 의해 에스프레소 기계가 세계 최초로 발명 되면서 에스프레소 종주국으로 자리잡는다. 이탈리아인들은 보통 하루 3번 이상의 커피 브레이크를 가지는데 아침에는 카페라떼, 점심에는 에스프레소 도피오, 저녁에는 카프치노를 즐겨 마신다고 한다.

4. England

영국 커피하우스의 시초는 1650년 옥스퍼드에 문을 연 야곱(Jacob)의 커피하우스 이다. 1652년 런던 최초의 커피하우스가 Pasqua Rosee에 의해 설립되었다. 역사와 전통을 중요시하는 영국인 만큼 옥스퍼드 커피하우스에서 결성된 "The Royal Society"라는 사교클럽이 현재도 이어지고 있으며, 1688년 런던에 오픈한 Lloyd's 커피하우스의 전통이 이어져 세계적인 로이드 보험회사가 탄생 되었다. 1700년대 초반에는 이미 런던에 2천여개의 커피하우스가 성업하였으며 커피하우스가 치안방해의 온상이라 하여 폐쇄하려 하였지만, 대중들의 반대에 부딪혀 철회되었다.

5. Netherlands

1616년 네델란드 상인이 예멘 모카에서 커피 묘목을 밀반출하여 암스테르담 식물원에 이식하여 재배에 성공하였으며 1658년 인도의 실론섬에 소규모 커피농장을 경영하였다. 1696년 인도네시아 자바에 커피를 경작하게 되었고 프랑스 루이 14세에게 선물하여 프랑스 왕실 식물원에도 재배되면서 프랑스령 식민지인 서인도 제도까지 전파되었다. 프랑스 식민지였던 아프리카의 부르봉섬(현래 레위니옹 섬)에서 자란 커피나무가 훗날 브라질 땅에 심어져 '부르봉 산토스'가 탄생하게 되었다.

6.France

1672년 파리에 프랑스 최초의 커피하우스가 문을 열었지만 번창 속도는 영국의 커피하우스에 미치치 못했다. 루이 14세때 터키 대사가 개최한 커피 세레머니 이후 번창되었다. 프랑수 쵳의 커피하우스 프로코프(Cafe de Procope)가 1686년 프로코피오(Procopio)에 의해 오픈 되었다. 프랑스 장교 가브리에 마티유 드 클레외(Gabriel Mathiew de Clieu)가 1723년 카브리해에 있는 서인도 제도의 마르티니크 섬에 커피를 이식하여 서인도 제도로 번져 나갔다. 커피문화가 급속도로 확산된 17세기~19세기에는 프랑스의 계몽운동과 이탈리아 르네상스 운동이 싹튼시기로, 커피하우스는 사회여론을 모으고 여과하는 장소의 역할을 담당했다.

7. America

1668년 미국에 커피가 처음 소개되었으며 1670년 영국 식민지 시대 최초의 커피하우스 커트리지 커피하우스(Gutteridge Coffee house)가 보스턴에 첫 문을 열었고, 1696년 뉴욕 최초 커피숍 더 킹스 암즈(the King's Arms)가 문을 열었다. 미국은 영국의 식민지로 차를 주로 마셨으나 18세기말 보스턴 차 사건(Boston Tea Party)이후 커피로 전향하였다.

/ Coffee Curator, 커피선생 황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