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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칼럼니스트/커피앤티 칼럼

커피칼럼니스트 황호림의 커피앤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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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칼럼니스트 황호림 선생의 월간 커피앤티 칼럼을 이 지면을 통해 소개 한다. 커피칼럼니스트 황호림 선생은 옥탑방 커피선생으로 유명하며 The Coffee House 대표를 겸임하고 있다. 커피칼럼니스트 황호림 선생은 2013년 4월호 부터 월간 커피앤티에 칼럼을 계속 기고하고 있다.



<커피칼럼니스트 황호림 선생의 커피칼럼이 실리는 월간 커피앤티>


커피칼럼니스트 황호림 선생의 2013년 6월 칼럼은 '커피교육 이대로 좋은가?' 이다. 커피교육 시장의 현실에 대해 분석하고 문제점을 제시하고 있다. 아래 전문을 소개한다.


커피교육 이대로 좋은가?

 

커피교육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리스타 자격교육이다. 2005년부터 누적된 바리스타 자격증 응시인원은 이미 20만 명을 넘어섰고, 바리스타 자격증 소지자 또한 11만 명을 웃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등록된 바리스타 민간자격증 관리기관은 총 14개에 이르고 있고, 이들 외 커피관련 업체나 아카데미, 동호회 차원에서 발급하는 바리스타 자격증은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현재 국내에서 발급하는 바리스타는 민간자격이어서 사실상 누구나 발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커피교육을 하면서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했다는 학생들에게 거금을 들여 자격증 공부한 이유가 뭐냐고 물으면, 대부분 자격증을 따면 전문성을 인정받아 조금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어느 업체든, 카페던 간에 직원이 새로 오면 그 업장에 맞게 처음부터 다시 교육을 시킨다. 현장에서 자격증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을 같이 교육시켜 보면 무자격자가 훨씬 더 일을 빠르게 습득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무자격자의 경우 백지상태에서 교육자가 가르쳐 주는 대로 흡수해 습득 속도가 빠르지만 자격자는 자신이 배웠던 틀에 얽매여 쓸데없는 고집을 부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신뢰성 없는 자격증이 배움의 길까지 가로막고 있는 셈이다.

 

Q-GRADER 교육과정을 살펴보자. 큐그레이더는 아라비카 커피의 품질(Quality) 등급(Grade)을 정하는 자격과정으로 SCAA(미국스페셜티커피협회)가 주관하고 있으며 이 자격증 소지자는 2012년 말 기준으로 전세계 약 2,700명에 달하고 있다. 그 중 한국인 자격증 소지자는 600명 정도로 전세계 자격증 소지자의 약 20% 정도나 된다. 커피 한 톨 생산되지 않는 나라에서 커피품질 등급을 결정하는 큐그레이더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바리스타 자격증의 공신력 저하와 함께 더 전문적인 영역을 개척하려는 커피인(혹은 취업준비생)들의 수요가 몰려 그렇게 된 점도 있고, 무엇이든 선점하고 보려는 빠름으로 대표되는 한국인들의 근성 때문이기도 하다.

 

SCAA(미국스페셜티커피협회) 자격과정 외에도 SCAE(유럽스페셜티커피협회)의 바리스타 및 로스팅 자격과정을 도입해 자격증을 부여하는 기관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전문 자격증을 도입해 경쟁력을 제고하고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은 쌍수를 들어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시험대비만을 위한 교육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시행기관의 세밀한 관리와 감독이 필요하다. 이에 올바른 커피교육을 위해 서로 노력해야 할 몇 가지 사안을 정리해 제안해 본다.

 

첫째 자격증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활용하지 말고 사후관리에 더 신경 쓰도록 하자. 수요 보다 공급이 넘치는 자격증은 이미 자격을 상실한 것이다. 적어도 우리 기관에서 발급한 자격자에 대해서 만이라도 정기적인 재교육, 취업이나 창업까지 연계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커리큘럼의 제공, 인재 풀을 통한 지속적인 경력관리를 제공하자.

 

둘째 자격증을 위한 교육을 하지 말고 커피를 위한 교육을 하도록 하자. ‘OOO자격시험 대비반 모집이라고 해 놓고 하루 8시간씩 총 4일에 걸쳐 자격증 시험을 보는 요령을 가르치는 기관들. 그렇게 양산된 자격증 소지자들은 마치 자신이 오랜 시간 커피를 연구하고 공부한 전문가인 것처럼 행세한다. 시험과 관련된 용어, 시험을 치르는 방법, 교육 받은 기관의 대표자나 선생 이외에는 아는 것이 없는 이들은 커피와 관련된 자격증은 취득했을지 모르나 정작 커피를 모르는 전문가이다. 문득 최고의 소믈리에라 불리는 사람들 몇 명을 모아놓고 와인을 블라인드 테스트 했더니, 전문가 모두가 가장 싼 와인을 최고급이라 지목했던 어느 프로그램의 웃지 못할 일화가 생각난다. 커피 맛이나 와인 맛은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해서 하루 아침에 알아지는 것이 아니다. 반복된 훈련과 경험을 통해 숙달되는 것이다.

 

셋째 커피문화 저변확대를 위한 교육을 많이 하자. 단순한 돈벌이나 자격증 장사를 위한 교육만 할 것이 아니라 취미나 자기계발 차원의 커피교육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커피의 저변확대 주체는 커피를 애용하고 소비해 주는 소비자들이다. 전문 교육기관이 아니더라도 작은 공간만 있다면 정기적인 문화강좌나 시음회 등을 개최해 소비자들이 커피의 맛과 향을 제대로 알고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어야 한다. 커피시장은 커피업 종사자들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키워 줄 때 진정한 붐(Boom)이 일어날 수 있음을 명심하자.

 

공자는 "學而時習之(학이시습지)不亦說乎(불역열호), 배우고 때로 익히니 어찌 기쁘지 아니한가."라고 말씀 하셨다. 배움이 주는 기쁨이 그만큼 크기에 논어의 맨 첫장에 이 문장이 들어가 있을 것이다. 커피교육을 하는 기관이나 선생들도 스스로를 돌아보고 커피산업의 미래를 위해 자신이 얼마나 많은 공부와 노력을 하고 있는지, 올바른 커피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어떤 교육을 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문제다.

 


/커피칼럼니스트 황호림


*Coffee Curator Academe*

주소: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길 23-1 경일문화가게 5층

전화: 02-735-6276, 010-6263-9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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