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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칼럼니스트/커피앤티 칼럼

커피칼럼니스트 황호림의 커피앤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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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칼럼니스트 황호림 선생의 월간 커피앤티 칼럼을 이 지면을 통해 소개 한다. 커피칼럼니스트 황호림 선생은 옥탑방 커피선생으로 유명하며 The Coffee House 대표를 겸임하고 있다. 커피칼럼니스트 황호림 선생은 2013년 4월호 부터 월간 커피앤티에 칼럼을 계속 기고하고 있다.



<커피칼럼니스트 황호림 선생의 커피칼럼이 실리는 월간 커피앤티>


커피칼럼니스트 황호림 선생의 2013년 4월 칼럼은 상생(相生)은 사라지고 공멸(共滅)만···카페들의 한숨 이라는 제목이다. 커피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분석한 칼럼으로 카페창업을 염두해 둔 사람이라면 참고하길 바란다. 아래 전문을 싣는다.



상생(相生)은 사라지고 공멸(共滅)만···” 카페들의 한숨

최근 5년간 한국의 커피 시장은 끓어 오르는 용광로처럼 열기가 활활 타오르고 있다. 커피는 이제 생활의 필수 기호식품에서 습관성 음료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우리나라 성인의 일인당 커피소비는 하루에 한잔을 넘어섰으며, 커피시장은 이미 4조원대를 진입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한민국 어디를 가든지 한집 건너 한집 카페일 정도로 커피전문점은 포화상태를 이루었고,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 지고 있다.

 

이처럼 카페의 양적 팽창이 가속화 되면서 동네 상권을 둘러싼 카페들 간의 경쟁도 점차 격화되고 있다. 사례를 통해 실태를 살펴 보도록 하자.

 

# 1. 대기업 프랜차이즈를 하면 성공할 줄 알았다.

필자의 지인인 A. 미술을 전공하고 10여년간 작지만 건실한 미술학원을 경영해온 생계형 예술인이다. 그는 틈날 때 마다 애들이 하도 말썽을 피워서 학원 때려 치고 카페나 해야겠다는 말을 자주해왔다. 얼마 전에 몰라보게 핼쓱해진 그를 만나 근황을 들어 보았다. ‘미술학원 정리하고 oo역 근처 쇼핑몰에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브랜드 카페를 오픈 했다. 하지만 일매출이 기대 이하다. 커피한잔 천원 이벤트를 일주일간 진행했고, 가격을 정상으로 올렸음에도 매출은 크게 늘지 않았다. 매출액의 30% 정도는 이러저러한 명목으로 본사에서 가져가고, 인건비 등 고정비를 빼고 나면 남는게 거의 없다.’

 

사전조사를 충분히 해 보지 않고 카페를 한 이유가 뭐냐고 물었더니 오픈 전 본사와의 가맹계약시 일 매출 얼마 이상은 무조건 나온다고 보장하던 영업사원은 이제와 사업초기라 어려울 수 있다며 발뺌한다. 도움 받을 일이 있어 연락을 해도 카페 오픈과 동시에 연락도 잘 되지 않는다. 연락이 되더라고 고객센터에 연락해 보라는 답변만 되돌아 온다고 푸념했다. 그는 카페는 책이나 보다 손님이 오면 커피한잔 만들어 주는, 여유 있는 사업인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의 카페에서는 쉴 공간도 쉴 여유도 없다고 말했다.

 

가맹점 본사와 지점의 상생관계가 깨진 것은 오래 전 일이다. 가맹본사는 가맹비, 보증금, 인테리어, 의탁자, 외부사인, 기기장비, 교육비 등의 명목으로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수수료를 챙긴다. 하지만 가맹점이 오픈하고 나면 반짝 이벤트로 한 두번 홍보해 주고 나 몰라라 하기 일수다. 그러면서도 매월 로열티, 물품공급비 명목으로 수 십 만원에서 수 백 만원씩 수수료를 챙겨간다.

 

몇몇 카페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공룡으로 자랐다. 하지만 이 공룡들은 절대 자신의 알을 품어 제2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대신 자신의 몸집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사냥에만 몰두한다. 혹한이 몰려오자 지구를 지배했던 공룡은 공멸했다. 지금 카페창업시장은 정원초과추락혹한이 다가오고 있다. 이 혹한이 현실화 되면 공룡프랜차이즈들도 살아남기 힘들다.

 

#2. 나만 살면 된다.

카페를 오랫동안 운영해온 B. ‘대학정문 거리에 카페가 거의 없을 때 창업했다. 덕분에 한동안 자리도 잡고 영업도 잘 되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카페가 하나 둘 들어서더니 이 거리에만 벌써 5개의 카페가 영업 중이다. 그 중 한곳에서 커피를 한잔에 천원씩 팔기 시작했다. 가격에 민감한 학생들은 당연히 그 카페로 몰렸고, 나머지 네 곳 카페도 울며 겨자먹기로 가격을 천원으로 낮췄다. 보다 못한 네 곳의 카페 사장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 한 뒤 그 카페를 찾아가 같이 살아야 하니 가격을 정상화 시키자고 권고했다. 하지만 그 사장은 계속 이 가격에 팔겠다며 배짱을 부리더니 건너편 길가에 카페를 하나 더 오픈 했다. 오가는 길에 같은 상표로 커피를 싸게 팔다 보니 당연히 그 카페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손님은 그 카페로만 몰린다. 나머진 죽든지 말든지 저만 잘 살면 된다는 심보다.’

 

이 거리에 있는 카페들은 아직도 커피한잔을 천원에 파는 행사를 계속하고 있다. 카페 전체 매출 중 아메리카노의 비중이 40% 육박하는 현실에 비추어 봤을 때, 이들 카페는 40% 정도의 매출을 아예 포기하고 장사하고 있는 셈이다.

 

상생은 서로가 서로를 살린다혹은 ‘Win-Win’ 하는 관계를 말한다. 하지만 카페창업 시장에서 이말이 사라진지 오래다. 상생보다는 너를 밟고 일어서야 내가 산다는 극단적인 이기주의나 나만 죽을수 없다는 공멸의 법칙만 존재한다. 정녕 서로 상생할 방법은 없는 것인가?

 

업체간, 업종간 상생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몇몇 사례들만 존재하고 있다. 그만큼 상생협력이 어렵다는 의미다. 카페가 상생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의사소통이 중요하다. 같은 지역 내에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을 경쟁 상대로만 생각하지 말고 협력과 공존의 대상으로 생각해야 한다. 먼저 지역 카르텔(Cartel)을 형성하여 상생을 위한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행동수칙 등을 만들어 실천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서로 다른 점은 인정하되 공동의 룰을 만들어 그 안에서 자율적으로 협력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지역 카르텔을 형성하는 일은 누군가 용기를 내어 먼저 실행하지 않으면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하지만 그 누군가 먼저 시작하면 의외로 쉽게 카르텔이 형성 되기도 한다. 모두 같은 고민과 현실에 처해있으면서 누군가가 먼저 손 내밀어 주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은 이 카르텔에 참여하기 힘들 수도 있겠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는 잠깐의 시간만 내면 될 일이다. 가만히 앉아서 같이 고사((枯死)하기 만을 바랄 것인가? 아니면 상생의 길을 도모할 것인가?

 

 

/커피칼럼니스트 황호림


*Coffee Curator Academe*

주소: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길 23-1 경일문화가게 5층

전화: 02-735-6276, 010-6263-9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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