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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배우기/커피 뉴스

인사동 옥탑방 커피선생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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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의 숨겨진 명소

인사동 네거리 코너에 위치한 커피선생 옥탑방. 요즘 여러 커피인들과 배움을 갈망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며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건물의 좁고 높은 계단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숨이 턱만큼 차오를 때쯤 5층 옥탑방에 도착한다. 다른 가게들 처럼 반짝임은 간판도 없고 휘황찬란한 조명이 있는 매장도 아니다.


20평 남짓한 공간에 그저 커피배우기에 필요한 도구와 시설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다. 그 곳은 약 5년 동안 한곳에서 커피배우기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커피교육에 헌신해 온 커피선생 황호림의 교육장이자 보금자리다. 커피선생 황호림은 인지도가 있는 커피인이지만, 지금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날마다 묵묵히 옥탑방을 지킨다.


콧수염을 단정하게 기른 첫 인상은 강렬하고 성깔있게 보인다. 하지만 컽모습 만으로 평가 한다면 큰 오산이다. 커피선생은 큰 보조개가 매력적일 정도로 웃는 모습이 잘 어울리는 쾌활한 성격의 소유자다. 그렇다고 커피선생을 온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사실 커피선생의 성격은 "버럭선생" 이라는 별명이 어울릴 정도로 교육할 때 만큼은 엄격함을 유지한다.


커피선생의 교육법은 특이한 방법이지만 특별한 것은 아니다. 매스컴에도 많이 나온 적이 없어서 유명세를 많이 탄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피선생 황호림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 커피선생의 책을 보며 커피를 공부한 사람들은 커피선생을 꼭 보고싶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10년 직장생활 정리후에 사업실패

커피선생은 커피업으로 진출하기 전 10년간 HRD 전문가로 직장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어느날 존경하는 선배가 자의반 타의반으로 직장을 그만두고 제2의 인생을 찾아야 하는 기로에 섰을때 그가 물었다. “선배님, 준비해 놓으신 일이 있으신지요?” 그러자 성격 좋기로 소문난 그 선배가 노트 한권을 내밀었다. 그 노트 안에는 커피에 대한 지식과 기술이 잘 메모되어 있었고, 장사 잘 된다는 카페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커피에 대해 문외한이었던 그에게 이 노트 한권이 가져다 준 신선한 충격은 그를 커피와 뗄레야 뗄수 없는 관계로 만들었다. 주말에는 성업중인 카페들을 찾아 다니게 만들었고, 커피교육이 황무지이던 시절 여기저기 수소문해 커피기술을 익히도록 동기를 부여했다. 어느정도 커피에 대한 지식과 기술을 익힌 후 직장생활을 과감히 정리하고 후배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커피기업에 합류했다. 


"테이크아웃 프랜차이즈 전문회사였는데 그때는 가만히 앉아 있어도 가맹점 계약을 하러 오더라구요. 그런데 가만히 시장을 분석해 보니 이른 시일내에 사업의 방향을 전환하지 않으면 하향곡선을 그리겠더라구요. 그래서 대표에게 제2의 프랜차이즈 런칭이 필요하다고 건의 했지만, 그간의 달콤함에 젖어있던 그는 거부했죠.” 결국 그 회사는 2년 후에 빚만 남기고 청산했으며 대표는 해외로 도주했다고 한다. 


“그 회사에서 나와 제 브랜드를 만들고 카페도 개업해 한동안 성업했지만 워낙 자본없이 시작한 사업이라 빚더미에 앉았고 사업을 정리했습니다. 실패에 대해 한참을 생각하다 병을 얻었고, 공황장애에 시달리게 되었죠.” 그러던 그를 다시 일어서게 만든 사람들이 카페를 운영하던 시절 시간을내서 커피를 가르치던 ‘커피좋당’이라는 열성 멤버들이었다고 한다. 그 멤버들을 끝까지 가르쳐 보자라는 생각으로 지금의 옥탑방에 커피교육장을 만들었고 이 역사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결국 본인이 잘 하는 일을 찾아야

"카페와 프랜차이즈 사업을 정리하고 옥탑방에 공방을 차려놓고 찾는 이 없는 생활이 거의 1년간 이어졌습니다. 간간히 ‘커피좋당’의 제자들이 찾아와 함께 커피를 공부하고 연구하는 단조로운 생활이 이어졌죠. 이제 뭘해야 하는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 하던 중 '내가 기쁘게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해 봤습니다. 회사생활 내내 직원들을 가르치는 교육프로그램을 만들고 교육을 직접 하기도 하면서 적성에 잘 맞고 재미있었다는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내가 잘 하는 교육과 커피를 접목해 ‘커피교육'을 해보자라고 다짐하고 이때부터 커피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책을 집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커피교육 커피큘럼이 5년의 버팀목이 되어주었고, 커피선생이 현재까지 집필한 커피관련 서적이 6권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 더해 각종 커피경진대회나 자격검정의 심사위원직을 겸임 하면서 커피업계에 미치는 영향력 또한 넓어졌다. 그는 현재 월간 Coffee&Tea 칼럼니스트, KOFA의 4개부문 심사위원장직을 맡고 있으며, Golden Coffee Award의 심사위원, SCENTON Flavor College의 교수직을 겸임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일을 하면서도 옥탑방의 커피교실운영에 소홀히 할 수 없어 매일 옥탑방에서 직접 모든 프로그램을 강의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묻자 “아직 커피관련 서적 중 더 집필해야 할 책이 남아 있습니다. 로스팅과 핸드드립 관련 서적의 집필이 완료되면 정말 제가 쓰고 싶은 책을 써볼 예정 입니다. 소설이나 수필?” 2017년 부터는 CSQM이나 Flavorist 등의 국제표준 교육프로그램이 커피선생 옥탑방에 도입될 예정이며 이 과정을 이수한학생들에게 자격이 수여될 예정이다.


옥탑방은 커피인들의 고향으로 남아주길

마지막으로 옥탑방을 더 확장할 계획이 없는지 물었다. 한참을 생각하던 그는 “경제적인 관점에서 보면 덩치를 키우고 프로그램을 많이 돌리고 하면 돈은 더 벌겠죠. 하지만 옥탑방에 오시는 분들은 저와의 관계 즉 인연을 중요시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더디 가더라도 제가 직접 모든 교육을 다하고 그분들의 애로사항을 같이 고민해 주곤 합니다. 앞으로도 옥탑방이 지금처럼 커피인들의 고향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이 말을 듣고서야 이해가 됐다. 인터뷰 내내 다양한 사람들이 옥탑방을 들락거리던 이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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